덧붙이는 글 | 이휘소 대학생기자의 기사입니다. 이 기사는 한림대학교 미디어스쿨 대학생기자가 취재한 것으로, 스쿨 뉴스플랫폼 한림미디어랩 The H에도 게재됩니다. (www.hallymmedialab.com)
지난달 4일부터 이틀간 미국에서 열린 '찾아가는 뉴욕도서전'에는 국내 15개 출판사가 참가, 북미 시장 진출 가능성을 모색했다. 이 행사는 2015년부터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 해외 진출 사업의 일환으로 추진해온 프로그램. 일반 관람객 중심의 도서전과 달리 국내외 출판사가 1대1 미팅을 통해 협력 기회를 모색하는 비즈니스 성격이 강하다. 올해 뉴욕 행사에는 문학동네·창비·다산북스·윤에디션 등 15개 국내 출판사가 참가했다.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 등 한류 콘텐츠의 인기가 전 세계적으로 높아지는 가운데, 북미에서 열린 이번 도서전의 의의는 더욱 크다할 수 있다.
행사에 참가했던 그림책 전문 출판사 '윤에디션'의 김윤정 작가를 만나, 한국 도서에 대한 높은 관심 등 현지 분위기와 타국들에서 개최된 이전 행사와 차별점, 북미 시장 진출 과정에서의 현실적인 어려움 등에 대해 들어봤다.
'찾아가는 뉴욕도서전'은 지난달 4~5일 뉴욕시 세미나·콘퍼런스 센터(NYC Seminar & Conference Center)에서 개최됐다.
-'찾아가는 도서전'은 일반 도서전과 어떤 점이 달랐는지.
"일반적인 대형 도서전은 관람객이 자유롭게 돌아다니며 책을 보는 구조지만, '찾아가는 도서전'은 참가 출판사가 한 테이블을 중심으로 바이어와 1대1 비즈니스 미팅을 진행했다. 외부 관람보다는 실질적인 계약과 협업 논의가 이루어지는 자리이다. 규모는 작지만 훨씬 실무적이고 밀도 높은 만남이 가능한 방식이다."
- 올해 참여했던 동유럽·대만·뉴욕 도서전은 각각 어떤 특징이 있었나.
"윤에디션은 올해 폴란드·체코(동유럽), 대만, 뉴욕 세 곳의 도서전에 참가했다. 각 지역마다 독서 문화와 도서 시장의 특성이 뚜렷했다. 동유럽은 도서 가격이 전반적으로 높고, 전쟁 여파로 책이 귀하게 여겨진다. 우리 출판사처럼 4도 인쇄와 하드커버 중심의 그림책은 제작비가 높아 진입이 쉽지 않았다. 대만은 이미 해외 그림책 수입이 활발하고, 독립서점에서도 고급 그림책이 꾸준히 판매되고 있다. 다만 접근성이 높고 대형 출판사가 많아 독립출판사의 참여가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었다. 뉴욕은 대형 출판사와 에이전시가 주로 참가했고, 한류 열풍으로 한국 도서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 특히 청소년 문학과 일반 문학 분야의 관심이 두드러졌다. 방탄소년단과 같은 K-POP의 영향, 그리고 한강 작가의 노벨상 수상이 이러한 흐름을 강화했다고 느꼈다."
- 그림책 전문 출판사로서 북미 시장에서 느낀 어려움이 있었다면.
"미국 시장은 문맹률이 높아 공교육에서 활용할 수 있는 텍스트 중심의 청소년 도서에 수요가 많다. 그래서 시각 중심의 그림책은 시장이 좁은 편이다. 또 미국은 작가들이 대부분 에이전시에 소속되어 활동하기 때문에, 독립 출판사는 진입 장벽이 높다. 영미권 유학 경험이나 인맥이 없으면 직접 연결되기가 어렵다. 워낙 시장이 크고 경쟁이 치열해 미팅 자체를 잡는 것도 쉽지 않다."
- 그처럼 진입이 어려운 북미 시장에서 한국 도서가 가진 강점을 찾을 수 있었나.
"북미에서는 이미 한국 도서에 대한 호감도가 높은 것을 느꼈다. 2017년 멕시코 과달라 도서전에 갔을 때도 한류 문화가 깊이 퍼져 있었다. 덕분에 '한국 도서'라는 브랜드 자체가 신뢰로 작용한다. 또 하나의 강점은 번역의 완성도이다. 한국 문학을 해외에 수출할 때는 보통 에이전시가 번역에 세심히 관여하는데, 이 점이 경쟁력으로 작용한다. 단순히 콘텐츠의 힘뿐 아니라 언어적 완성도를 함께 관리한다는 점이 강점이라 할 수 있다."
- 이번 뉴욕 도서전에서 윤에디션이 주목받은 작품이 있었는지.
"특정 작품을 강조하기보다 윤에디션의 그림책 퀄리티와 주제 다양성을 보여주고 싶었다. 사실 미국 시장은 그림책을 선호하지 않아 큰 기대는 하지 않았지만, 바이어들이 책을 직접 보고 '색감이 신선하다', '한국 감성이 독특하다'는 반응을 보여줘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 향후 해외 진출 계획이나 진행 중인 계약을 소개한다면.
"이전에 참가한 볼로냐 도서전에서 스페인 출판사와 한 건의 계약이 진행 중이다. 뉴욕 도서전 이후에도 여러 출판사와 팔로업 컨택을 이어가고 있다. 다만 시차 문제나 북미권의 높은 경쟁률 때문에 실제 성과로 이어지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해외 진출은 단거리 경주가 아니라 장기 레이스라고 생각한다."
한편, 문체부 관계자는 "미국 출판시장은 진입 장벽이 높지만, 진출하게 되면 세계시장으로 확산하는 전략적 거점이 된다"며 "이번 '찾아가는 뉴욕도서전'을 계기로 '케이(K)-북'의 북미 진출을 본격화하고, 한국 출판이 세계 무대에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앞으로 진출 시장과 분야를 다변화하는 맞춤형 지원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스페인 출판에 이어 미국 시장을 두드리고 있는 윤에디션처럼 한국출판사들의 해외 시장 진출이 가시화돼 'K열풍'이 출판업계로까지 이어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덧붙이는 글 | 이휘소 대학생기자의 기사입니다. 이 기사는 한림대학교 미디어스쿨 대학생기자가 취재한 것으로, 스쿨 뉴스플랫폼 한림미디어랩 The H에도 게재됩니다. (www.hallymmedialab.com)